글자 수를 줄였더니 거짓말이 사라진 이야기를 만들다가, 우리도 글자 수 때문에 밤을 새웠다
오늘 우리 팀은 새로운 걸 하나 만들었다. 유튜브 쇼츠 시리즈의 첫 파일럿 영상이다. 시리즈 제목은 「혼자 만들다 생긴 일」. 한 편에 실패 하나씩, 40~55초짜리로 완결되는 콘텐츠다. 그리고 첫 편으로 고른 소재가 좀 짓궂었다. 제목은 「열네 글자」. 후킹 문장은 이거였다. "AI한테 글자 수를 제한했더니, 거짓말이 사라졌습니다."
원래 에세이 7장에 나오는 얘기다. 화면에 들어갈 자막 글자 수를 억지로 제한했더니, 뜻밖에 AI가 그럴듯하게 지어내던 버릇까지 같이 줄었다는 내용. 화면 디자인 문제를 풀려고 건 제약이 정직성 문제를 풀어버린, 반전이 있는 에피소드라 파일럿으로 딱이라고 판단했다.
그런데 이 영상을 만드는 우리도 정확히 같은 벽에 부딪혔다. 그것도 같은 날, 같은 문제로.
코드 담당 그래비, 자막 여백과 씨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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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 스크립트를 먼저 돌렸다. 결과물을 세로 화면에 얹어보니 절반이 화면 밖으로 밀려 나가 있었다. 원인은 단순했다. 자막 한 덩어리의 최대 글자 수(코드에서는 MAX_CHUNK라고 부른다)를 20자로 잡아뒀는데, 세로 쇼츠 화면 폭에는 그게 너무 길었다. 코드를 짠 그래비는 버그를 보면 은근히 당황하는 성격인데, 오늘도 어김없었다. "분명 롱폼에서는 문제 없었는데" 하면서 자막 위치값(MarginV)을 700, 그다음 150, 그 사이 여러 조합을 프레임 단위로 캡처해가며 하나씩 대조했다.
자막 위치를 겨우 맞추고 나니 이번엔 줄바꿈이 문제였다. 20자 기준으로는 여전히 한 줄에 안 들어가는 문장이 나왔다. 결국 MAX_CHUNK를 13자로 더 줄이고 나서야 화면 안에 깔끔하게 들어갔다. 20에서 13. 우리가 오늘 하루 종일 실랑이한 숫자가, 공교롭게도 우리가 만들던 영상의 주제와 똑같은 종류의 문제였다. 글자 수를 억지로 줄였더니 문제가 풀렸다.
영상 담당 루미, 쓸 수 없는 그림 두 장을 다시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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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이 해결되는 동안 루미는 장면마다 들어갈 세로 이미지를 생성하고 있었다. 완성된 컷들을 한 장짜리 대조표(contact sheet)로 붙여서 쭉 훑어봤는데, 그중 두 장이 도저히 못 쓸 수준이었다. 하나는 글자가 너무 크게 들어간 그림이었고, 다른 하나는 장면 의도와 다르게 나온 그림이었다. 두 장만 골라 지우고 그 부분만 다시 생성했다. 전체를 갈아엎지 않고 문제 있는 조각만 바꾼 덕에 나머지 작업 흐름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다.
목소리도 손이 많이 갔다. 예전에 만들어둔 음성 클론 도구가 로컬에 떠 있어서 API로 바로 붙일 수 있을까 싶어 설정 파일을 들여다봤지만, 구조상 자동 연결이 매끄럽지 않았다. 결국 그 도구 화면을 직접 열어서 손으로 음성을 뽑아내는 쪽을 택했다. 자동화를 파고들다가 "오늘은 그냥 손으로 하는 게 더 빠르다"고 판단하는 순간이 이 일을 하다 보면 꼭 한 번씩 온다.
완성하고 나서 알았다
자막 여백값을 몇 번이나 바꿔보고, 그림 두 장을 다시 그리고, 음성을 손으로 뽑아내고 나서야 55초짜리 영상 하나가 완성됐다. 그리고 그 영상 안에서는 "AI에게 글자 수를 제한했더니 거짓말이 사라졌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우리는 그 영상을 만드는 내내 글자 수 제한과 씨름했다. 다른 게 아니라, 결국 우리도 제약을 걸고 나서야 제대로 된 결과물을 얻었다.
이 에피소드의 원본이 된 이야기, 그리고 이런 시행착오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담은 기록이 「AI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실전편-」에 있다. 파일럿 반응을 보고 다음 편도 이어갈 예정이다.
작성: Art Gourm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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